시작하기에 앞서,
각국 주력전차의 방어력은 지금까지 제대로 알려진바가 없습니다. 장갑재질이나 형상 등은 모두 기밀로 취급되기 일쑤고, 여러루트를 통해 가공된 단편적인 자료들을 취합해 'RHA(균질압연강판)기준 000mm 수준' 정도의 정보만이 존재할 뿐이죠.
저 역시 정확한 수치는 알지못하며, 따라서 본문에서는 전차의 장갑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정도만 소개해보려 합니다.
안다고 해도 말씀드릴 수도 없구요. 이러한 까닭에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지 못하는 점 양해부탁드려요.
0. 옛날 전차
주물식이던 용접식이던 복합장갑을 채용하지 않은 1~2세대 전차들의 장갑판은 통짜 철판입니다. 흔히 말하는 RHA가 이런 철판을 말합니다. 물론 그냥 철판은 아니며 대부분 경도를 높인 합금강입니다.
보통 전차의 장갑이라 하면 이런 형태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당연히 현용 MBT들은 이러한 구조를 지니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보실 사진들이 현용 MBT들의 속살입니다.
1. M-1 계열
세계최강의 전차반열에 올라가 있는 M-1 전차입니다.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에서 이라크군을 상대로 학살에 가까운 전과를 올리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다만 이라크전 때 엔진과열로 혹은 적들의 IED공격에 의한 기동성 상실 후 아군에 의해 폭파처리된 차량이 다수 있습니다. 자료에 따라선 대략 80여대가 파손됐다고 하며, 미군은 이들 모두를 회수하고 상당수를 수리했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사진이 유출됩니다.
M-1전차 공간장갑설을 불러일으킨 논란의 사진입니다. 외부장갑판이 뜯겨져 있고 67이라 쓰인 내부장갑판(?)이 보이는데 그 사이 간격이 상당하기 때문이죠. 과연 진실은..?
아마도 윗 사진과 같은 전차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입니다. 완파된 전차의 수십톤짜리 포탑을 비슷한 각도로 돌려놓은게 아니라면요. 주목하실 부분은 엔진룸 위에 올려진 요상한 구조물인데요, 이것이 윗사진 장갑판과 장갑판 사이에 들어가는 장갑판재의 일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사진 때문인데요. 화질도 열악하고, 여기저기 재생산된 사진이라 출처나 진위여부는 파악이 어렵습니다. 다만 제한적으로 알려진 현용 복합장갑의 생김새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사실로 추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이를 기초로 첫번째 사진을 해석하면 '아마도' 장갑재는 미리 탈거한 것으로 보입니다).
2. 메르카바 계열
떡장갑으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전차들의 속살입니다.
무기시장의 강대국, 항상 전쟁중인 나라답게 사진도 꽤나 많은데요.
메르카바 Mk3 baz로 보이는 전차의 측면장갑 단면입니다. 다소 특이한 형상이 확인되죠.
원래는 이렇게 가려져있어야는데 전투 중에 피격됐는지 내부구조가 노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수의 장갑재가 간격을 두고 적층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죠. 사실 이 부분은 땠다붙였다 할 수 있는 모듈식이라 교체해주면 됩니다.
이렇게요.
그럼 메르카바 전차(3 baz 이후)의 원래 속살은?
상당히 난해하게 생겼죠.
장갑을 부착하고 있는 메르카바 Mk4의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Mk4의 장갑 역시 모듈식이죠. 장비를 개조하고 또 개조해서 마르고 닳도록 쓰는 이스라엘이니 차라리 이렇게 장갑을 설치하는게 개조하긴 편할 것 같습니다.
각 장갑들은 각각 마감되어 있어 속살은 안보이지만,
역시 피격된 전차의 사진을 통해 그 속에는 다양한 판재가 적층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동구권 전차들
사실 동구권 전차들은 중동전, 걸프전 등 많은 전쟁을 거치며 많은 수가 파괴됐고 또 노획된데다, 소련 붕괴 후 관리도 소홀해진 탓에 꽤나 디테일한 자료들이 존재합니다.
사진은 T-72B전차의 좌측 전면장갑 모습입니다. 다양한 장갑재가 수평이 아닌 수직방향으로 설치되어 있는게 확인됩니다.
안그래도 부피가 작기로 유명한 T-72의 포탑인데, 그나마도 그 대부분이 장갑으로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죠.
T-55전차에 설치된 부가장갑의 속살입니다. 사실 T-55는 워낙 다양한 파생형과 개량형이 존재하는데요. 사진 속 전차는 이라크가 개조한 일명 'Enigma'라는 전차입니다. T-55 장갑 위에 자체개발한 비활성반응장갑(NERA)을 얹어놓았죠. 강철제 케이스 안에 고무재질패널과 알루미늄 합금패널을 적층했다고 합니다.
4. 레오파트2A5~
전차 순위를 매기면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는 일명 레오신, 레오파트2 전차입니다. 이 전차 역시 수많은 개량형이 존재하는데요. 특히 A5부터는 쐐기형 장갑이 추가돼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뭔가 상당히 전투적이고 장갑도 크게 늘어난 것 같죠. 하지만..
A5 이후 레오파트2전차의 상징과도 같은 쐐기형 장갑은 탈착식입니다. 뜯어내보면 A4와 비슷하게 생긴 포탑이 모습을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쐐기형 장갑의 안은..
텅비어있습니다.
이런 형태를 공간장갑이라고 하는데, 대전차고폭탄(=대탄, HEAT)탄에 대해선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또 저 구조물 자체도 고경도의 장갑판재를 매우 예리한 각도로 설치한 것이라 철갑탄류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한다 해요.
무게증가는 최소화하면서도 방어력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입니다.
덧, 어디 들어가는 부품인지 알 수 없는 어떤 장갑판재의 모습입니다. 사이의 흰 충전재는 세라믹 패널이라고 해요.
현용 기갑장비들의 장갑판은 위에서 본 사례들 외에 대부분 이런 형태로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운동에너지로 관통하는 탄에는 좀 취약할꺼 같네요
하지만 세라믹 패널의 높은 경도는 운동에너지탄에 대해서도 보다 나은 방어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지 HEAT탄에 대한 방어력만큼이 아닐뿐이죠.
실제로 1세대 복합장갑인 초범장갑의 경우, 운동에너지탄에 대해 RHA대비 약 1.1~1.2배의 방어력을 발휘한다고 하죠.
다만 단점은 가격이 비싸고 잘 깨진다는 점인데, 이 역시도 다수의 6각형 세라믹 패널을 플라스틱 수지에 부착하는 식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브리넬경도) 입니다.
경도가 높을수록 단단 하죠....근데 경도가 높아지면 연성이 낮아지면서 잘 깨지는 취성이 생겨 버립니다.
그러한 이유로 방어력 상승을 위한 강철의 경도를 무한정 높일수 없습니다.
그래서 경도를 높이면서, 연성도 높이는 방법이 바로 니켈,몰리브덴 특히 니켈이 다량 사용하는 겁니다.
문제는 2차대전때나 지금이나 니켈은 비싼 금속이라, 마구잡이로 첨가 할수가 없다는 거죠.
1세대 전차 기준으로 주조제 장갑은 270BHN 정도, RHA를 사용 질소침탄법등 표면경도를 높이는사용한 장갑도
320BHN을 넘기 힘들었습니다....좀더 높이려면 앞서 이야기 했듯이 니켈을 대량 사용 하면 됩니다.
근데 세상은 예산이 지배한다고 하죠...그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거죠.
그러다 초범장갑이라는 복합장갑이 개발 되면서, 그를 극복하게 됩니다.
같은 두께 라도 통짜 쇠로 된 장갑 보다는, 니켈이 다량 함유 된 장갑판을 덜 쓸수가 있는거죠.
근데 동시대 주조제 장갑을 사용한 소련전차는 서방측 동등수준의 장갑능력을 보유 합니다.
사회주의 국가 답게 그냥 대량의 니켈을 사용 해버리죠.
K-1,M-1의 경우 차제는 350BHN RHA로, 복합장갑을 구성하는 외부 장갑판은 400BHN 이상을 사용 합니다.
그리고 본문이 레오파드 의 쇼트 장갑은 500~600BHN 입니다.
참고 복합장갑에 사용 되는 세라믹장갑의 경우는 3,000BHN 입니다.
굉장히 높죠....앞서 이야기 했듯이 경도가 높으면,그만큼 취성이 늘어 납니다....잘 깨지죠.
그래서 세라믹,강판,에폭시,폴리우레탄등이 복합으로 사용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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