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고 갈데없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요즘 주말마다 국밥집이고 국수집이고 좀 저렴하다 싶은 식당엔 중년 무리가 전세내고 있어요.
5~6천원짜리 식사가 주력인 식당이지만
전골이나 닭도리탕같은 2만원짜리 메뉴도 있는 그런 식당이요.
오늘 점심에도 국밥 혼밥하러 갔더니
작은가게에 중년 4인이 한가운데 테이블 붙여놓고 죽치고 있더라고요.
88학번대라던 남자셋 여자하나 구성으로 이루어진 그 무리들은
2만원짜리 전골하나에 소주는 네다섯병 까먹고
큰소리로 대화나누고 있었습니다.
음식과 반찬이 바닥난거보니 1시간은 족히 죽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손에 수저는 이미 내려놓고 휴대폰만 만지적대며 대화만 주구장창 하고있었죠.
저는 구석에서 국밥하나를 시켜 신경끄고 먹으려고 했는데
대화내용도 무슨 자기 모임에 남녀가 정분을 나누고 잠자리는 어떻게 하고있다는 그런 내용
어떤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는 화대를 5만원 받는다는둥
그러자 같이있던 여자는 화대를 왜 내냐 OO하고 하면 공짜인데 둥둥
배우자와 밤마다 이러쿵 저러쿵 자기꺼는 코끼리 팔뚝이다는 둥둥
관심도 없고 가질생각도 없지만 너무 크게 떠들어서 들릴수 밖에 없는
그런 격이 다른 대화를 떠들고 있었습니다.
그 가게엔 그 무리와
혼밥하는 저와 음식포장 하러온 학생 뿐이였습니다.
(흰색 바람막이를 입은 학생도 그 무리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큰소리로 이야기하는건 둘째치고
식사를 다 했음에도 전부 마스크를 벗고 떠들다가
노란외투를 입은 남자가 갑자기 콜록콜록하니까
일행 한분 하나가 갑지가 마스크 쓰네요 그것도 입스크 ㅋ
(기침한 남자와 다른 두명은 신경안쓰고 계속 노마스크)
제가 그 식당을 떠났던 10여분간 그들의 대화는 쉼없이 지속되었습니다.
계속 쳐다봐도 신경도 안쓰고, 괜히 말걸었다가 싸움만 날것같고
식사를 못 할 정도로 신경쓰여서 저는 먹던걸 포장하고 나와버렸습니다.
사실 주의 경고도 안하는 식당근무자 분도 원망스러웠지만
그것 또한 그분의 업무적 고충이리라 여겼고
포장을 요청하자 그제서야 연신 대신 사과하는 근무자의 모습과
그 모습을 보고서도 계속 떠드는 중년들의 모습을 보니
이럴때 노답이라는 말을 쓰는것 같았습니다.
동영상까지 녹화했는데 용량도 크고 모자이크 할 능력은 안되네요.
이런거 썼다고 고소고발 먹지는 않겠죠?
사장닌, 국밥 잘먹었고,
중년분들, 당신들의 수준높은 대화 듣고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잘 들었습니다.
저는 의도치 않게 포장해온 국밥이나 끓여서 다시 먹어야겠습니다.
저나이 먹고도 정신 못차리는 인간들 지내끼리 만나서 물고빨고 하는거임...나이불문 벌래들은 항상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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