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저녁 먹기 귀찮아서 대충 챙겨 먹고 누워 있다가 눈 떠보니 어제 아침이군요.
업무 시작도 전에 골짝 가게 단골중에서 제 번호 첫번째로 얻어가신 고객님 전화 오십니다.
어우...미안한데 내가 장거리 출장을 가야하는데 엔진 오일을 바꾼지 너무 오래되서 그런데 혹시 아침 일찍 방문해도 될까요??하시길래 흠...ㅇㅋ요하고 조기 쌔립니다.
이게 항상 믿고 오시는 단골인것도 있고 이 분은 사람이 워낙 좋으신분이라 차 밀려있건 뭐건 일단 받고 보고 일 끝나고라도 작업해 드리는 고객분 입니다.
오시자마자 자네 아침 안 챙겨먹지?? 자네가 아무리 넓은 어깨와 허리에서 나오는 근력이 좋아서 무거운거 잘 들어도 사람이 잘 먹어야 힘을 쓰지 하시면서 뜨끈 뜨끈한 호빵을 사오셨네요.
업무 시작도 전에 발로그 뺨대기 후려치는 제 어깨와 유연한 허리 근력을 알아 보십니다.
하나 먹고 후딱 작업해 드리려고 했는데 두 개 사왔어 하나 더 먹어 하셔서 두 개 쌔리고 일 시작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공장에 거래처 사장님이 물건 구입 문제로 급방문 하셨다고 하셔서 사장님 차량으로 모셔다 드립니다.
어제 쓰레기통도 못 비우고 일 하는 상태라 현장은 난장판에 정신 없습니다.
이 사장님이 다리가 불편하셔서 전에 이 차량 중고로 구입 후 몇 달만에 운전석 시트가 전체가 다 해졌었는데 교환을 하셨네요.
근대 좌측 끝 모서리 부분은 금새 그 부분만 또 해졌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고 도어 트림 항상 지탱해서 탑승하셔서 이 부분도 지팡이에 쓸려서 그런가 이렇게 되었는데 정말 사람 좋으신 분이라 항상 오시면 뭐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네요.
다시 오실 때는 아드님 차량 타고 오셨습니다.
타이어 로테이션 돌리는데 한 곳이 밸런스가 너무 안 나와서 사장님한테 밸런스 너무 안 나와서 타이어 탈착해서 좀 돌릴 시간 되겠냐고 여쭤보니 ㅇㅋ하셔서 이건 돈 안받음요 하고 작업합니다.
그 와중에 아니...근대 내 아들놈도 그렇고 자네도 그렇고 요즘 왜 다들 결혼을 안 하는 거냐고 하셔서 그냥 저는 포기했고 아드님은 좋은 처자분 만나실 겁니다ㄷㄷ이라고 얘기하고 후딱 작업합니다.
시간 오래걸려서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니 어우...내가 미안하지 맨날 일 끝날 시간에 문제 생겨도 차 봐주고 오늘도 고맙네 하고 아침 이제부터 꼭 챙겨 먹으라고 이것도 추가로 주고 가시네요.
골짝 가게 단골분들 중에서 저를 전담으로 찾는 고객분들은 모두 남성 오너분들이라 슬프지만 그래도 이런 사소한 브로맨스에 감동합니다.
그제 판금 쌔리던 렉스턴은 뒤 범퍼 조립하려고 보니깐 뭐가 이상해서 보니 다른 부분에도 브라켓이 있네요.
현대는 애매한 부분 부품 도면보면 매우 보기 편하게 나와 있는데 쌍용은 부품 가게에서 얘기하면 몰라서 도면 찾아보면 여기 어디냐...이런 소리 나옵니다.
부품 가게 사장님이 설명으로는 모르겠다 하셔서 사진 한장 보냅니다.
나: 사진 받으셨죠? 여기 브라켓이요. 이게 사고로 들어온 차량이라 부품이 날라가서 부번을 못 알려드리네요.
사장님: 하...이게 이 사진만으로만 이렇게 봐도 잘 모르겠는데 아마 그 주먹만한 글마 같은데 일단 그거 보내볼게요.
나: 감사합니다. 제가 부번 알아보려고 도면 찾아보고 연락 드리긴 했는데 못 찾겠어서요.
사장님: 하...이 목리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하...
나: 음...회전 회오리이~
사장님: 오오오...맞다 맞아 글마 목소리 느낌이 너무 많이 나네요. 물건 점심 시간 지나도 바로 갖다 드릴게요 하십니다.
현기 제외하면 잡다한 호스나 부품 가게에서도 잘 모르고 도면도 자세히 안 나오는 곳들이 많아서 아예 골짝 가게 컴퓨터에 세트 견적으로 부번을 정리해서 그거보고 주문하기도 합니다.
힘든 오전 보내고 점심 쌔립니다.
골짝 가게 맛집 중국집 저 들어오자마자 만석으로 오늘도 다른분들은 줄서서 기다리다가 드시는군요.
쉴 시간도 없습니다.
점심 먹고오자마자 현장 정리 시작하는데 어제 입고로 알고있던 로버 사장님 오시길래 사장님 어제 왜 안 오섰어요ㄷㄷ이라고 여쭤보니 아니...사장님한테 오늘로 얘기했는데요 라고 하십니다.
지금 보시다시피 차들이 다 묶여서 시간 좀 주시고 호스 부러지는거 혹시라도 추가로 생기면 연락 드릴테니 이해 좀 해주세요ㅜㅜ라고 말씀 드리니 ㅇㅋ 하십니다.
(키로수가 거이 25만이라 여기저기 바사삭 예상 됩니다)
브라켓 도착해서 조립하려고 하는데 운전석 철판이 야매 손판금해도 안 맞아서 다시 맞춰서 브라켓 조립하고 단차 맞춰 봅니다.
멀쩡한 쪽 우측
야매 손판금 작업한 곳 좌측.
개판이지만 얼추 조립 되는 정도로는 맞네요.
판금횽 일당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위쪽 들어간 곳은 애초에 중고 범퍼 달아서 장착만 되게 해달라고 의뢰 하신지라 그냥 타신다네요.
골짝 가게에 덴트 장비도 있어서 좀 펴드리고 싶긴한데 여기저기 주변에 도장 손상 된 곳도 있어서 도장 날라갈것 같기도 하고 차들이 밀려서 시간도 없고...
범퍼 단차 맞추고 조립해보니 대표가 레일하고 통으로 사온 중고 범퍼가 배선이 똑같은 듯하면서 다르게 생겨서 다시 내립니다.
하...
그 와중에 신기하게도 그냥 단골분들도 아닌 골짝 가게 찐단골 분들만 방문하셔서 오늘은 차들이 밀려서 못 받아서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다음주에 안 될까요??여쭤보니 무슨 일인지 이 골짝 동네 공장 사장님들이 유독 다음주에 다들 장거리 출장이 있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토요일 날 원래 쉬는데 오세여라고 말씀 드리고 다 미룹니다.
이번 주는 토요일 외로운 특근 확정이네요.
범퍼도 중고라 상태가 영 아니고 좌측 수리한 곳도 개판이긴 하지만 그래도 고객님이 그냥 범퍼만 조립만 되게 해주세요라는 의뢰는 맞췄으니ㄷㄷ
일 하면서 자잘하게 봐드릴 수 있는 입고 차량들은 잠깜 봐드릴 수 있는건 봐드리고 못 보는 차는 스케줄 잡고 대표한테 범퍼 얼마주고 사왔냐고 물어보고 이래저래 정신 없습니다.
현장이 난장판이라 일단 정리 쌔립니다.
이 렉스턴 차량도 이것저것 기본 점검하고 문제 되는 부분이 많아서 또 추가 견적 쌔립니다.
이게 홀로카로 운영하시는 사장님들 정말 일 하는 시간과 견적 넣고 고객 응대하는 시간이랑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
밀렸던 현장 정리하고 쓰레기통 비우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이미 업무 시간은 지났길래 이왕 늦은거 리프트 싹 다 올려서 약식 대청소 쌔립니다.
그리고 대망의 로버 쌔릴려고 하는데 너무 힘드네요.
밖에 형님디 판넬 내려서 사부작 거릴 차량도 밀려 있는데 랜드로버, 형님디, 포터/봉고 수리 고자로써 힘듭니다.
원래 이 차량 어느 정도 뜯고 부서지는 호스 연락 드리고 다시 견적 넣고하려고 했는데 그러다가 이제는 제가 죽을것 같은지라...
오늘 조기 쌔려서 업무 시작해서 필요한 부품 빨리 견적 넣어야 겠네요.
힘들어서 뭐 먹기도 싫은데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해서 저녁 쌔립니다.
갈비탕을 또 먹고 싶지만 골짝의 쌉서민 정비사인지라 얼마전에 갈비탕 사먹어서 생활비 고갈로 육개장을 선택합니다.
대표가 전에 막내 신입 직원 대리고 일 하다가(거이 단순 작업 위주)휠 기스나서 휠도 물어주고 저 오기 전에는 한 달정도 혼자 일 했는데 어우...형님 진짜 디지겠습니다 라고 했는데 하루 반나절 혼자 일 해보니 진짜 죽겠네요.
요즘 정비 업계 현황이 서비스 센터도 쓸만하고 성실한 사람 못 구하고 외부 업체는 더 한지라 사장님들이 경력 긴 사람이라 뽑아도 이런저런 사고치고 이런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 많이 하십니다.
근대 아쉽게도 사람 좋고 급여 괜찮게 주는 사장님들은 직원복이 없어서 사고는 많이쳐도 같이 일한지 오래 된 직원은 일마...그래도 나랑 함께 오래 했으니 함께가자 하시던데 이상하게 좋은 사장님은 좋은 직원분과 인연이 안 되시더군요.
일단 저는 자본이 없어서 창업을 못 하지만 자본이 있어도 결국 내 일 처럼 생각하고 일 해줄 직웍은 못 구할거 같아서 그것도 큰 이유이기는 합니다.
오늘도 국게 뻘글러 답게 장문의 뻘글이 너무 길어서 죄송합니다.
진짜 힘들어 뒤질거 같습니다 하...
에스파 신곡 WHIPLASH 뜻이 WHIP(채찍)+LASH(후려치기)라고 하는데 조만간 풀스윙 뺨대기나 아구창을 후려 맞을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다들 주무시고 계실텐데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국게 회원님들~
힘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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