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술이랑 담배 일절 안 하시는분이며,
평생을 운수업에 종사하며 살아오신 분입니다.
현재는 고양시에서 개인택시를 하시는데, (야간에)
하루에 최소 한두번 많게는 서너번의 음주의심 차량을 도로에서 보신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음주단속이 없어져서 더 심해졌다고 하세요.)
이런 저희 아버지께서 종종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음주차량 보게되면, 웬만하면 그냥 지나가게 놔둬라"
"저 사람도 어쩌면 한 가정의 가장이고, 운전이 업인 사람 일지도 모르는데
그거 단속당하면 저 집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난다"
솔찍히 저는, 저런 아버지의 말씀에 10%는 공감, 90%는 비공감 입니다.
어제는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차선의 중심도 못 잡고 휘청거리는 차량을 봤습니다.
저는 눈이 좋지 않아서 앞 차량(음주의심차량) 운전석 안까진 못 봤는데,
조수석에 동승하고 있던 회사 직원이
"저사람 고개가 왔다갔다 하네"
"고개가 왔다갔다 하니, 중심을 못잡지" 라고 했습니다.
저희도 가야 할 길이 있었으나, 한번 지켜보자는 뜻으로 한 1km를 더 갔을까....
아파트 단지 내 상가로 들어가는데, 부드럽게 우회전이 아닌
인도 턱 끝 부분을 강제로 넘어가며 (거리 계산을 못한듯) 들어가더군요.
'저거 100% 음주네, 애 먼사람 잡겠다' 싶어서 그 길로 바로 112에 신고하여 경찰차가 출동,
그 운전자는 음주 의심이 아닌, 음주 운전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60대 초중반 아저씨
신고 하고 나서, 아버지의 말씀이 자꾸 머릿속에 맴돕니다.
내가 괜히 신고 했나
정말 아버지 말씀데로 저 사람은 운전이 업인 사람인데
저 일로 인해 한 가정이 무너지는건가... 요즘같은 어려운 시국에...
이상하게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이 자꾸자꾸 납니다. 휴~
그사람이 사고를 내면 두가정 이상이 풍지박산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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