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국도를 달리는 중
앞차가 자꾸 차선을 물고 가드레일에 바짝 붙고
졸음운전을 심하게 하시는 듯 하더군요.
그런데 느낌이 쌔~하여 10km정도를 따라가봤습니다.
역시나 운전은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그리하여 112에 긴급신고 전화를 걸게 되었네요.
혹시 졸음운전이면 어쩌지??하는 걱정도 되긴 했지만
차라리 졸음운전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추격은 계속 했지요.
그런데 음주의심차량이 따라오는 제 차가 신경쓰이는지 갑자기 속도를 줄이기도 하고..
그럼 저는 같이 줄이고~
경찰과 통화하며 계속 방향을 가르쳐주고..
따라가다보니 목적지를 빙~~돌아서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음주운전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죠.
혹시 이 차가 갑자기 서고 흉기라도 꺼내면 어쩌지?하는 두려움도 엄습하여
흉흉한 세상에 혹시 몰라 구비해둔 삼단봉을 슬쩍 꺼내어 옆에 두고
계속 추격했습니다.
신고 후 10분정도 따라간 듯 한데 한시간처럼 길게 느껴지더군요.
마지막엔 모텔로 들어가려는 찰나 경찰차 두대가 딱 맞춰 도착하여
무사히 사고없이 경찰에 인계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혹시 졸음운전이면 어쩌나 했으나
멀찌감치서 보고있으니 음주가 맞더군요.
경찰관분께서 전화주셔서 음주운전자가 맞다고도 하시구요.
저 음주운전자는 아마도 본인의 잘못보다
본인을 신고한 저를 죽도록 증오하고 있겠지요.
정말 재수없게 걸렸다 하면서요...
하지만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잡힌건 정말 운이 좋은겁니다.
더 큰 사고가 생길수도 있었을테니까요.
운전대를 못잡으며 당장에 생계를 걱정하고 가족을 걱정할 지 모르지만
저는 음주운전자 가족보다 내 가족 그리고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더 소중합니다.
요즘 청주에서 음주운전또해봐 형님께서 열일하고 계시는데
그 형님의 게시글을 정독하고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수상한 차량도
예전보다 더욱 주의깊게 보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지역이니 기회되면 커피라도 대접하고 싶네요.
음주운전은 예비살인자입니다.
아직도 가슴이 쫄리고 보복이 두려운건 있지만
여러 생명 살렸다 생각하고 두다리 쭉 뻗고 쉬어야겠습니다.
큰일 하셨습니다
용기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커피는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음주운전 검거의 공로가 있는 자에게는 신고포상금을 지급한다.
관할경찰서에 문의 하시면 됩니다....
예비살인자 신고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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