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때 선임들 몰래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치사량에 가까운 약을 먹었습니다,
조사를 받았으며 의무대가 그때부터 저의 내무반이 되었습니다,
선임·부사관들 모두 저를 자유롭게 놔뒀습니다,
일부 중대장들은 영창을 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짬이 가장 많은 우리 중대장이 말려서 의무대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진급은 시켜줘서 일병을 달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일병을 지나 상병을 또 달았습니다,
그때야 중대장이 바뀌고는 저에게도 100일 휴가
다음으로 휴가란 것을 가게 되었습니다,
집에는 그 사람만 있었습니다,
몇 년 사이에 흰머리가 늘었고 많이 늙어 보였습니다,
나를 때리고 한 사람이라도 오랜만에 가족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니 눈물이 나더군요.
잘 왔다면서 고생 많았다는 말에 울었습니다,
어머니가 없는 고요한 집
며칠 후에 그 사람은 진짜 돼지처럼 생긴
여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진짜 눈코입만 있는 사람을 말입니다,
대뜸 결혼할 여자라고 하더라고요
친어머니의 고왔던 모습이 천사라면
그건 뭐 저팔계가 있냐는 생각했습니다
뭐 통보를 하는 데 따라야지 제가 데리고 사는 것도 아닌데
빠르게 시간은 지나 다시 상병 휴가를 왔을 땐
그 사람은 결혼해서 신혼여행을 갔습니다,
저는 너무 절박해서 그렇습니다,
가슴속 응어리를 어딘가로 풀어야
그러지 않으면 죽을꺼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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