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춤에 '독도는 우리땅' 입히기…#독도챌린지 왜 떴나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 ‘독도는 우리 땅’이 아이돌 춤 영상에 덧씌워져 최근 에스엔에스(SNS)에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이른바 ‘독도챌린지’라 불리는 영상들이다. 이 영상에는 “OO(아이돌 이름)도 독도챌린지에 동참하겠습니다”란 말과 함께 공유돼, 엑스(X·옛 트위터)에선 9일 기준으로 총 3700여개의 독도챌린지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에스엔에스에서 사용되는 ‘챌린지 영상’은 아이돌 가수들이 신곡 일부를 떼와 1분 이내로 짧게 춤추는 영상을 공유하는 일종의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이다. 노래에 맞춰 같은 춤을 추는 것이 챌린지의 방식인데, 독도챌린지는 제각기 다른 춤을 추는 아이돌 영상에 배경 노래만 ‘독도는 우리 땅’이 깔려 있다.
이는 기존의 아이돌 가수들의 안무 영상에 팬들이 직접 노래만 덧씌웠기 때문이다. ‘독도는 우리 땅’의 경쾌한 박자에 아이돌의 안무가 적절하게 맞으면 더 활발하게 영상이 공유되기도 한다. 꼭 안무 영상이 아니더라도 노래하는 모습이나 장난치는 모습들 등 노래와 어울리는 모든 영상이 챌린지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얼핏 뜬금없어 보이는 이번 독도챌린지의 등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등 이번 정부의 대일 관계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국내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달 25일 ‘독도의 날’이었다. 엑스 사용자가 한국에서 경상북도 쪽이 독도의 날 행사를 조용하게 치렀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공유했고, 다른 사용자가 “독도는 우리 땅 챌린지를 만들겠다”면서 독도챌린지가 퍼지기 시작했다. 실제 2021년 독도의 날에 ‘독도수호 결의대회’를 열었던 경상북도가 지난해와 올해는 열지 않았고, 이에 경북도 의회 야당은 “경북도가 윤석열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런 내용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독도챌린지를 시작하자고 제안한 안아무개씨는 한겨레에 “일본에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최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못마땅했다”며 “전세계가 관심을 갖게 하려면 노래를 사용해 챌린지로 만들어버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농담 삼아 시작한 건데 이렇게 확대된 것을 보면, (정부의 정책에 대해) 사람들도 경각심을 크게 갖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경북도는 ‘일본과 윤석열 정부 눈치보기’라는 논란에 대해 ‘오해’라는 입장이다. 경북도 독도해양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경북도는 독도수호 결의대회만 열지 않았지 10월을 독도의 달로 기념해 여러 크고 작은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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